♥︎ 오늘 출근을 했는데 유난히 야옹이가 눈에 밟혔다. 매일 집에 오면 놀아주지도 못하고 수면제 먹고 잠들고, 새벽에 꺠면 노트북 켜놓고 내 할일만 하다가 신경 못써주고... 야옹이가 너무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유난히도 심하게 드는 날이었다. 그러면서 불안해졌다. 불안함에 아무 일에도 집중하기 힘들었고, 어떠한 자극도 잘 와닿지 않았다. 그래서 집계약을 핑계로 갑작스럽게 반차를 내고 집으로 왔다. 집에 왔더니 야옹이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. 또 배변 실수를 해놓은게 보여서 들어가자마자 치워줬다. 고양이는 민감해서 배변 실수하면 스트레스 받을텐데 저녁까지 내 눈치 생각하면서 기다리려면 얼마나 불편할까 안쓰러웠다.

♥︎ 집에 와서도 마음이 잘 진정되지 않아서 예전에 불면시 약으로 처방 받은 불안약을 무려 두개나(있는거 다) 복용하고 침대에 누웠다. 그렇다, 막상 집에 오면 무기력해져서 야옹이와 더 놀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. 근데 그런데도 왠지 내가 집에 있어야 야옹이가 덜 외로워 할 것 같아서 이렇게라도 옆에 있어주고 싶다. 그런데도 불안한 마음이 갈아 앉는데는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같다. 지금도 불안하다. 이 불안한 찰나를 기록하려고 노트북을 켰을 뿐... 이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보고 싶었다.

♥︎ 지난번 감정코칭 강의때 고양이 사건도 그렇고, 요새 이상하게 평소보다 더 야옹이에게 마음이 더 쓰여지는 것 같다. 분명히 약속도 가능한한 최대로 줄이고 주말 활동도 거의 아예 자제하다시피 안하는 중인데, 혼자 있는 야옹이가 너무 눈에 밟힌다.

♥︎ 오늘 원래 6시반에 예약 되었었던 일상의원 TMS 치료를 반차쓰면서 2시로 변경 했지만, 결국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야옹이를 보러 와야 한다는 마음에 기다리지 못하고 집으로 직행해다. 결국 병원에서 전화가 왔고, 이번주는 주 1회 치료 밖에 받지 못하게 되었다. 엉망진창이다. 원래 예정되었던 금요일 반차는 취소되면서 그날 오후 예약해둔 미용실 일정은 변경해야 된다. 하지만 주말로 변경하면 나는 또 무기력에 빠져서 나가지 못하겠지? 악순환이다.

♥︎ 돌연 불안감이 마구 올라올 때 복용할 수 있는 비상시 약이 있었으면 좋겠다. 다음에 마인드봄 원장님께 상담 받아보아야겠다.

♥︎ 내 겉모습은 너무너무 멀쩡한데, 속은 왜 이렇게 고장났을까? 방금도 일상의원에서 온 전화를 천연덕스럽게 죄송하다며 받았다. 원래 잘 나가 먹지도 않는데 세일즈와의 점심 약속이 있어서 구조화상품과 시장에 대해 너무나도 씩씩하고 자신만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. 퇴근하는 순간에도 아주 씩씩하고 밝게 웃으며 30분 일찍 나왔다. 난 누가봐도 멀쩡한데, 어딜봐도 멀쩡하지가 않다.

♥︎ 이제야 약 기운이 조금 도는지 불안감이 조금 사그러들었다. 야옹이도 내 무릎에 앉아있다. 야옹이가 아무리 개냥이라고 해도 내가 집에 있는 동안 정말 기를 쓰듯 내 옆을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리다.

♥︎ 요즘 내 정신적 아픔에서 빠져나와보려 안간힘을 다 쓰고 있었는데, 결국 이번주 TMS 치료는 한번 밖에 받지 못하게 되었다. 그래 뭐, 그런 때도 있지 하면서 크게 마음 쓰지 않기로 했다.

♥︎ 한편, 필라테스 선생님의 카톡은 계속 답하지 못하고 있다. 수업도 계속 빠지고... 오늘도 다음주 스케줄에 관해서 카톡이 왔는데 답 할 여력이 없다. 요가도 올해 들어 한번도 못하고 있다. 그냥 이번주 금요일 수업도 내일 미리 캔슬시켜버릴까 생각 중이다. 그냥 요새 모든 것이 다 귀찮고 내키질 않는다.

♥︎ 내 정신병이 말끔히 나아질 수 있는 날이 오긴 올까? 아니면 그냥 이렇게 쭉 고통을 지니고 살아야 하는걸까?